#장면 1
“내 이름은 빅 K.
올해 32살 뉴요커야”
“매일 하루에 10시간 이상 앉아서 일하고
스트레스가 극심한 직업이다 보니
매년 허리가 1인치씩 늘어나고 있어 ㅜㅜ”
“늘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지만 작심 3일로 끝나”
“지난해에도 하던 운동을 시작하니 재미도 없고,
갑자기 발목도 아파서 중간에 운동을 포기했지”
“그런데 올해는 정말 뱃살도 빼고
예쁜 애인을 만나서 꼭 장가도 가고 싶어”
“그러던중 ‘오스카’라는 보험 스타트업의
팔고 있는 획기적인 보험 상품에 가입했어!”
“보험료를 낸 후 하루에 일정 운동량을 채우면
하루 1달러, 1년에 최대 240달러까지 돌려준다는 거야”
“홀라 홀라! 이거닷!”
“돈 돌려 준다는 데 나같은 의지박약도 운동하겠지”
“근데 보험회사에서 내가 운동하는지,
안 하는지 어떻게 아느냐구?”
“이 보험 상품에 가입하면 보험사에서
운동 측정 기능을 가진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줘”
“내가 규칙적으로 운동하는지를
보험사가 알 수 있고, 하루 운동량을
채우면 1달러를 돌려주는 거지”
#장면 2
“저는 전 세계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공급하는 벤처 기업 사장입니다”
“미국 기업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중 하나가
뭔지 아세요?”
“물론 극심한 시장 경쟁, 신제품 개발 등등
일과 관련된 고통은 전 세계 공통이겠죠”
“그런데 미국은 한국과 달리 직장에 입사하면
기업에서 의료보험을 제공해요”
“근데 이 비용이 정말 어마무시합니다”
“미국 병원은 왜 그렇게 비싼지 ㅜㅜ”
“그래서 2년 전에 한 보험사 담당자와
어떻게 보험료를 낮출 수 있을까 상담하다가,
직원들이 헬스케어 피트니트 프로그램을
참가하는 조건으로 보험료를 5%
할인해 주겠다는 겁니다”
“우리 회사의 경우 5%만 할인 받아도
1년에 30만달러(약 3억3000만원)정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완전 유레카! 그런데 하나 찝찝한 게 있었어요”
“보험사가 제공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직원들에게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사실 직원들이 ‘이제 우리 운동까지 감시하냐!’
고 항의할 거 같아서 조금 걱정이 되더군요”
“그래서 첫해는 시험해본다는 생각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대신에”
“할인받은 30만 달러를 모두 운동을 많이 하는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로 준다고 발표했습니다”
“반응이 어땠냐구요? 운동하면 인센티브 준다니까
너도나도 프로그램에 동참하더라구요”
“그런데 정말 멋진 일은 이후에 일어났어요“
“직원들이 운동을 열심히 하니까 건강해지고,
결근율이 떨어지는 거에요!”
“글쎄 2년전과 비교하면 질병 사유 결근율이
절반으로 떨어졌고, 그만큼 일의 능률이 올랐죠”
“또 이 프로그램 이후 직원들이 덜 아프니까,
올해 보험 계약을 할 때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금액을 할인 받을 수 있었어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한 보험 계약이
회사에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니까요”
위 두 이야기는 미국의 실제 사례를
재구성한 내용임을 밝혀드립니다.
미국 보험사, 웨어러블 보급에 앞장서다
사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은 터질 듯
터지지 않는, 될 듯 되지 않는 시장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미국 IT전문지 테크크런치는
지금까지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용자 중
3분의 1은 제품을 구매한 지 6개월 내에
사용을 포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애초에 액세서리들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대체한 제품의
한계였을까요? 한 제품을 오랫동안
쓰게 하는 일은 쉽지 않았죠.
또 테크크런치는 스마트한 기기라고
소개됐던 지금까지의 제품들이
사실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았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
보험사들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미국 포브스는
는 의미 심장한 보도를 했죠.
보험사들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자동차를 가지고 계신분 들은
‘차량용 블랙박스’를 달면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죠?
블랙박스를 달면 사고 시 확실하게
잘잘못을 따질 수도 있고, 운전자도
자신의 운행기록이 다 남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심운전을 할 수밖에 없고
보험사는 손해율을 줄일 수 있죠.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손목의 블랙박스!”
운동하면 질병 발생률이
낮아진다는 건 상식입니다.
문제는 지금까지 보험사 입장에서는
내 고객이 운동을 열심히 해서 발병확률이
낮은 사람인지, 아니면 운동을 안해서
병이 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인지 알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고객님 말씀을 믿을 수 밖에”
그런데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고객의 운동습관을 알 수 있다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보험료를 내려 준다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가능하겠죠.
특히 미국에서는 ‘보험’의 가입 주체가
개인이 아니라 ‘기업’이기 때문에
보험사를 통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보급이
매우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보험사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쓰는
조건으로 보험료를 할인해주겠다고
하면 마다할 이유가 없죠.
반대로 보험사 입장에서는 두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보험사들의 손해율을 낮추려면
엄청난 치료비가 들어가는 중증 환자 수가
줄어야 하는데요.
아무래도 가입자들이 운동을 많이 하게 되면
발병률이 낮아지겠죠.
더 중요한 것은 고객들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것!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모이는
다양한 정보들과 병과의 연관 관계를 수집해
빅데이터로 분석한다면 보험사의 수익률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최근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는 애플 헬스킷이나
구글핏과 같은 소프트웨어 수준에서 혁신이 일어나며,
나이키 퓨얼밴드, 조본, 핏비트 등이 등장했던
시기에 이어 2차 혁신기가 도래하고 있는데요.
데이터가 필요한 보험사, 보험료를 줄여야 하는 기업,
건강해지고자 하는 개인의 욕망이 어울어 진다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죠.
그럼 한국에서는?
“근데 최기자. 한국에서도 가능할 이야기일까?”
“글쎄요. 아직은 시기상조아닐까요?
보험사와 기업들의 ‘니즈’가 일치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매우 빠른 보급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한국은 보험 가입 주체가 개인입니다”
“사실 운동량, 맥박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제공하는 데이터 매우 민감한 정보라
가입자들이 선뜻 보험사들에게 제공하는 데
아무래도 심리적 저항이 만만치 않겠죠”
“만약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한 보험이
보급된다고 해도, 보험사와 개인, 개인과 병원,
병원과 보험사 간에 개인 건강에 대한 정보가 흐르고”
“이를 사업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데
법적인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래도 보험사에 족쇄가 채워지더라도 쓰는 사람
많을 거 같은 데? 감시당해서라도 운동 하고 싶은 사람 많을껄?”
“물론 그럴 수 있죠. 저만 해도 뱃살을 빼고 싶으니까요 ㅜㅜ”
“그런데 또 다른 문제점이 있어요”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건강해지면, 보험사,
기업, 개인은 이익을 봐요. 그런데 손해 보는
곳이 딱 한곳 있어요. 어딜까요?”
“어딘데. 사회가 건강해지면 다 좋지 않나?”
“의학계죠. 환자가 줄면 결국 병원의 수익률은
떨어집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보급률이 높아져
환자가 줄어들면 분명히 저항이 나오지 않을까요?”
“의료기기로 등록해야 하고,
병원에서 의사의 허가를 받아서 써야 한다든지”
“에이 그건 좀 비약 같은데?”
“비약이 아니에요. 아직 한국에서 헬스케어와
IT의 융합산업이 나올 수 없는 이유는 온갖
규제 때문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못 만드는
이유도 커요”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하려면 해외로
이민 갈 수밖에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죠”
“음 그렇구먼. 아무튼 올해는 애플와치도 나오고
전 세계적으로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거네”
“그런데 우리나라 보험사들은 어떤 움직임이 없어?”
“겉으로 드러난 움직임은 없지만
속으로는 엄청나게 주판알 튕기고 있지 않을까요?”
“또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얻는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도 하겠죠”
“핀테크 대응이 늦어져서 은행, 카드사가 고생하는 걸
보면서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 IT 헬스케어 분야를
대비 안하면 정말 바보죠”
“스마트폰에서 촉발된 IT기술 혁명은
전 산업 영역을 재정비하고 있고,
보험사와 병원 등도 예외는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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