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타트업들은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의 스토리도 중요하다
All start-up are also important in the story of the making process
written by http://stock.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6060984686
엔비케이스(envy+case) ① 애플이 보낸 이메일…"당신들을 만나고 싶다"
![애플이 보낸 편지](http://news.hankyung.com/nas_photo/201606/01.11807731.1.jpg)
애플이 보낸 편지
'아저씨…' 하고 얼버무리던 소년소녀가장이 이젠 '형, 오빠'라고 부르며 따르는 장문영씨(38)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엔비케이스(Envicase)를 운영하는 티드(TID)의 최고경영자(CEO)다.
엔비케이스는 '엔비(envy)'와 '케이스(case)'의 합성어다. 그리고 2015년 1월, 멀리 태평양을 건너 미국 뉴욕에서 막 닻을 올린 스타트업(start-up)의 어플리케이션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SNS인 페이스북에 '좋아요' 버튼이 있다면 이곳엔 '부럽다' 버튼이 있다.
가입자의 애장품과 소장품 이미지(사진·동영상)가 가득해서 실시간 패션 매거진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미지 위주라서 인스타그램과 자주 비교된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platform)으로도 불리는 이유다.
어플리케이션을 직접 구동해 보면 또 다른 모바일 비즈니스를 엿볼 수 있다. 다른 유저(user)의 애장품과 소장품을 구경하면서 클릭 한 번으로 같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질 예정이다. 그래서 커머스 미디어(commerce media)라는 또 다른 수식어가 붙는다.
이 스타트업은 '디지털 패션 매거진' '소셜 미디어 플랫폼' '커머스 미디어'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 중이다.
![](http://news.hankyung.com/nas_photo/201606/01.11807838.1.jpg)
'엔비케이스의 선장'을 5월 중순 만났다. 장 대표와 인터뷰를 할수록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의 장면이 떠올랐다.
다친 다리를 낫게 해 준 흥부에게 금은보화로 가득 찬 박씨를 물고 온 제비의 그 장면. 16년간 소년소녀가장을 남몰래 돕고 지원해온 그에게 봄을 알리는 2016년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부터 박씨가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While I was reviewing some apps the other day Envicase caught my eye.(엔비케이스가 나의 눈을 사로잡았다.)"
"If i may, I would like to say one thing. It will be the greatest commerce media.(당신들은 앞으로 최고의 커머스 미디어로 성장할 것 같다.)"
애플이 직접 보내 온 이메일 중 일부다.
애플의 에반젤리스트(evangelist, 기술 전도사) 폴 마르코(Paul Marcos)는 장 대표를 비롯한 최고기술경영자(CTO) 등 엔비케이스의 멤버 여섯 명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아 편지를 보냈다.
장 대표와 마르코 에반젤리스트는 곧 뉴욕에서 만날 예정이다. 애플은 이 회사에 '3D 터치' '라이브 포토' 등 독자적인 기술을 나눠 주고 싶어한다.
애플이 보낸 이메일을 열어 본 장 대표의 얼굴은 뜨겁게 타올랐다.
"조용하던 사무실이 순식간에 환호성으로 흔들렸다. 셀 수 없이 많은 스타트업 가운데 엔비케이스가 애플의 눈을 사로잡았다는 자체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엔비케이스② 마이크로소프트 MVP 개발자와 삼고초려
![](http://news.hankyung.com/nas_photo/201606/05.11806622.1.jpg)
◆ 유비의 등장 '창업→아르바이트→창업→취업→창업'
'종이 신문 배송 대행, 건설 현장 막일, 대리운전, 우체국 우편 분류, 밥차 사업, 광고 모델, 영어 과외, 영화 마케팅, ABC마트 마케팅 업무…'
엔비케이스 서비스업체 티드의 CEO가 걸어온 발자취다.
일찍 아버지를 여윈 장문영 대표는 어려서부터 학교보다 돈 버는 현장에 있었다. 동대문 시장에서 하루 종일 자수를 놓아가며 두 형제를 키우던 어머니를 하루 빨리 돕고 싶었기 때문이다.
중학생이 되자마자 신문을 배달했으며 성인이 된 이후로는 대리운전을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엔 서울 강남에 자리한 술집을 돌면서 직접 대리운전 계약을 맺고 첫 사업을 벌였다.
대학에서 광고를 전공한 덕분에 촬영 현장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일명 '밥차 사업'에 손을 댔다. 밥차 사업을 하던 중 2년간 광고 모델을 병행, 기대하지 않은 용돈을 벌기도 했다.
영화 예고편을 제작하고 홍보하는 일 역시 그가 돈을 벌려고 뛰어든 일이다. 이렇게 마케팅을 익힌 그는 신진 패션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를 시장에 노출시키는 BPL(Brand Placement), PPL(Product Placement) 업무까지 경험했다.
20대 중반을 넘어선 2003년 어느 날. 그는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온 신발 유통업체 ABC-마트(MART)에 입사하게 된다. 아르바이트와 창업에만 몰두해온 그가 체계적인 조직 생활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이다.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10대부터 쉬지 않고 일한 탓에 조직 관리에 서툴렀다. 창업해서 조직이 커지면 감당하지 못하고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장 대표가 ABC마트에 들어가기로 결심한 배경이다. 이곳에서 10년 이상 마케팅 직원으로 뛰어다닌 그는 회사 내 최연소 부장이란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이와 동시에 '스타트업 DNA'가 꿈틀댔다. 2013년 5월, 그는 10년여 만에 조직 생활을 끝마치고 다시 한 번 창업의 길로 나섰다. 이번엔 다양한 업무 경험에다 조직 관리 능력을 장착한 뒤다.
◆ 제갈공명과 만남 그리고 삼고초려(三顧草廬)
![](http://news.hankyung.com/nas_photo/201606/01.11808204.1.jpg)
'애플의 아이폰' '모바일 커머스'. 이 두 키워드가 그를 다시 창업의 길로 끌어들였다.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을 만져본 장 대표는 모바일 커머스 시대를 직감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에 몸담고 있던 ABC 마트의 경우 매장(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대부분이라서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프라인 위주의 조직 안에서 설득의 한계를 느껴 불안했고 곧 다가 올 모바일 커머스 시장이란 '기회의 땅' 위에 직접 맨발로 서 보고 싶었다는 것이 그가 퇴사를 결심한 이유였다.
장 대표는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나서 가장 먼저 동고동락해온 ABC마트의 한 매장 점장을 찾아갔다. 그를 영입하기 위해 짧은 프리젠테이션(PT)까지 준비했다.
영업의 신(神)과 손을 잡았지만 머뭇거릴 여유가 없었다.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장 큰 고민을 해결하지 못했다. 스타트업에 뛰어들 수 있는 배짱 좋고 뛰어난 능력의 프로그래머(programmer)를 찾아내야 했기 때문이다.
'개발자 구하기'에 나선 장 대표는 기술자들이 주로 쓰는 블로그(blog)부터 뒤졌다. 수많은 기술블로그를 전전하다가 눈에 띄는 개발자를 발견한다. 그 개발자의 블로그를 매일 같이 방문해 댓글까지 모두 읽었다.
이 개발자의 블로그를 보는 내내 장 대표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댓글을 단 다른 개발자들이 블로그 주인의 주장에 반론은 커녕 콘텐츠의 역량에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던 것이다.
장 대표는 수소문 끝에 블로그 주인이 이베이코리아의 프로그래머라는 걸 알아냈다. 맨 먼저 이메일부터 보냈고 몇 번이고 연락처를 되물어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개발자와 장 대표의 첫 만남이 이뤄진다.
이 개발자의 이름은 이규원. 이씨는 현재 엔비케이스의 최고기술경영자(CTO)다. 이 CTO는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운영해온 실력자로 25년의 프로그래밍 경력 보유자다. 2015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MVP로 뽑히기도 했다. 두 말하면 입이 더 아픈 개발자란 얘기다.
이 CTO를 설득하기 위해 장 대표는 삼고초려했다. 이씨가 일하는 사무실에 들어가려고 복도에서 셀 수 없이 서성거렸고 문이 열리면 뛰어들어가 그에게 불쑥 인사하고 '러브콜'을 보냈다.
이 CTO는 장 대표의 이런 모습에 당황했고 불편한 마음을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한다. '예의가 없는 사람'이라고 이 CTO는 여겼던 것이다.
"얼마나 함께 일하고 싶은지를 몸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무작정 사무실에 찾아갔던 기억"이라며 장 대표는 당시를 떠올렸다.
장 대표의 삼고초려는 이 CTO의 출사표로 이어졌다.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불안한 스타트업에 뛰어든 배짱 좋은 개발자와 나란히 걷게 된 것이다.
이씨가 던진 출사표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문제를 아직 존재하지 않는 방법으로 풀어내는 것이 스타트업'이라고 쓰여 있었다.
◆ 장비의 합류…책으로 코딩을 익힌 '괴물' 데이터 과학자
![](http://news.hankyung.com/nas_photo/201606/01.11808207.1.jpg)
그 주인공은 프로그래머 정진욱씨. 나홀로 책으로 코딩(coding)을 익힌 이 프로그래머는 과거에 교통업계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일했었다. 회사를 나와 무려 3년간 책으로 코딩을 공부하고 기량을 뽐내기 위해 재취업에 나선 인물이다.
정 프로그래머의 첫 도전은 엔비케이스가 아니다. 중·고등학생의 문제 풀이를 돕는 학습 어플리케이션 기업이 처음 이력서를 넣은 곳이다.
이 회사가 정씨를 채용하지 않은 것이다. 프로그래머로서 경력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이 회사의 CTO가 친분이 있던 엔비케이스의 CTO에게 정씨의 이야기를 전했다. 스타트업인 엔비케이스가 프로그래머를 채용하고 있었지만 경력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씨는 그러나 코드 한 줄로 엔비케이스의 멤버가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사이에서 메카(성지)로 통하는 소통 장소인 '깃허브'에서 그의 코드를 본 엔비케이스의 CTO가 '이 프로그래머를 꼭 잡아야 겠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장 대표는 'CTO의 결정을 믿고 따르겠다'라고 결정했고 이규원 CTO의 끈질긴 설득 끝에 정씨도 엔비케이스의 무역선에 올라섰다.
엔비케이스는 프로그래머를 뽑을 때 코딩 테스트 두 번과 인터뷰를 한다. 창업 이후 지금까지 100여명에 달하는 지원자를 통틀어서 정씨보다 뛰어난 프로그래머는 없었다는 게 장 대표의 말이다.
"교통 분야에서 6~7년간 데이터 과학자로 일해오다 책으로 코딩을 익힌 재야의 고수로 불리지만 시니어 프로그래머인 정씨는 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멤버다. 아울러 코드 한 줄만 보고 장비같은 프로그래머를 찾아낼 수 있는 CTO 역시 정말 자랑스럽다."
엔비케이스④-끝 <인터뷰> "가장 소중한 빛으로 어둠을 비추겠다"
![장문영 엔비케이스 CEO](http://news.hankyung.com/nas_photo/201606/01.11810357.1.jpg)
장문영 엔비케이스 CEO
"엔비케이스는 방문자들의 애장품과 소장품을 마음껏 자랑하고 함께 구경하는 플랫폼이다. 나아가 이미지 곳곳에 '기부 아이콘'을 배치해 '기부 경제' 시대를 열어보고 싶다. '가장 소중한 빛으로 어두운 곳을 비추겠다'는 것이 엔비케이스의 신념이다."
장문영 티드(TID) 대표의 자신에 찬 말이다.
올해로 38세인 그는 16년 전 처음으로 소년소녀가장을 도왔다. 여지껏 소년소녀가장돕기연합, 유니세프, 세브란스 어린이 병원, 굿네이버스 등 민간 단체(NGO) 지원에 앞장서는 소위 '기부 천사'다.
'기부 천사'가 이제 '기부 경제'에 앞장서려고 채비 중이다. 티드가 운영하는 SNS 엔비케이스의 창업을 통해서다. 그래서 이 회사의 사업 신념이 '가장 화려한 서비스로 어두운 곳을 비추겠다'이다.
▶ 창업한 지 1년 반 만에 엔젤투자와 시드라운드 투자를 모두 받았다.
"엔비케이스가 탄생한 지난해 첫 투자 라운딩에서 5억원을 투자받았다. 한국벤처투자(KVIC)와 고벤처클럽 등이 이 시기의 투자 유치에 참여했다. 엔젤투자 단계에 개인이 아닌 기관투자자가 돈을 대는 일은 이례적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2016년 5월 말에 네오위즈 인베스트먼트, 에이블 커뮤니케이션즈, JP컴퍼니 등이 5억5000만원을 또 투자했다. 두 번째 시드라운드까지 투자 유치에 가속 패달을 밟은 셈이다."
▶ 올해 매출이 '0원'이라고 들었다. 발빠르게 투자 유치에 성공한 비법이 있나.
"두 말 할 것 없이 비법은 '성장성'이다. 엔비케이스는 지난해 제품도 없이 시장성 검증을 목적으로 참가한 글로벌 데모데이(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 사업 모델 등을 공개하는 행사)에서 유일하게 해외 엑셀러레이터(창업 지원 기관) 4곳으로부터 프로포즈를 받았다. 여기에 애플의 에반젤리스트로부터 사업성을 인정받아 기술 이전을 약속받았다."
▶ SNS 엔비케이스는 글로벌 서비스인가.
"엔비케이스의 사용자가 가장 많은 미국을 비롯해 남미, 유럽, 호주, 아시아 등 모두 121개국(2016년 5월 기준)에 사용자가 있다. 글로벌 인플루언서(영향력이 큰 개인)와 아티스트의 경우 약 3000명이 이 플랫폼에서 활동 중이다. 엔비케이스에 공유 중인 패션 브랜드 수는 9만여종에 이른다. 아직까지는 애플의 iOS 버전에서만 서비스되고 있지만 연내 안드로이드(Android) 플랫폼으로까지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 창업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궁금하다.
"햇수로 12년 동안 신발 유통업체인 ABC마트에서 일했는데 세 번째 창업을 결심하면서부터 한 푼이라도 더 모으려고 점심을 굶었다. 차비도 아꼈다. 집에서 회사까지 약 1시간30분이 걸렸는데 지하철을 타다가 당산역에서 버스로 바꿔 타야 했다. 집은 등촌역 부근이었다. 어릴 때 우체국에서 일하다가 팔을 다친 적이 있다. 이때 장애등급 4급 판정을 받아서 지하철은 무료다. 버스 요금은 지불해야 했다. 그래서 당산역에서 등촌역까지 2시간 가까이 걸어서 퇴근했다. 그렇게 전재산을 긁어 모았다."
▶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창업한 이유가 있는지.
"2013년 5월, 엔비케이스에 앞서 스타트업 티드(TID)로 먼저 국내에서 창업했었다. SNS 엔비케이스의 법인명은 아직까지 TID다. TID는 '하루 세 번'을 뜻하는 약학 용어로 '하루에 세 번은 방문하자'는 뜻을 담은 모바일 쇼핑몰이었다. 하지만 조급함의 덫에 걸려 개발 아웃소싱을 체결하고 영업 조직을 무리하게 늘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미국 진출 시도 역시 악재로 되돌아왔다. 각종 비용 문제와 기술 부채, 조직 운영의 미숙함이 한꺼번에 드러나면서 런칭 3개월 만에 구조조정과 동시에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다. 3개월 가량 피버팅(방향 전환)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재구축한 뒤 탄생한 서비스가 엔비케이스다. 재기할 수 없는 마지막 시도였기에 스타트업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크게 성장하고 싶었다."
![](http://news.hankyung.com/nas_photo/201606/01.11810762.1.jpg)
▶ '기부 활동'에 대한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어려서부터 주변 사람들을 돕고 나면 기뻤다. 자선사업가는 아니지만 '사람은 누군가를 도울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끼도록 디자인 되어 있다'라고 머릿속에 새기고 산다. 개인적으로 '애정결핍'에서 시작된 생각이라고 본다. 너무 어릴 때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나서 사실상 소년가장의 심정으로 돈을 벌고 다녔다. 어머니도 하루 종일 동대문 시장에서 밤늦도록 일만 해서 외로움이 컸다. 소년소녀가장돕기연합에 가장 먼저 기부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지금까지 소년소녀가장들만 100여명 정도 직간접적으로 도왔다. 기부도 가진 돈이 없으면 고통일수도 희생일수도 있다. 기부자가 성장해야 고통과 희생 없이 함께 잘 살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벌어야 행복할 수 있다면 하고 싶은 일에 매진해서 나의 행복감도 채울 생각이다."
▶ 엔비케이스의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의 모습을 말해달라.
written by http://www.newskorea.info/news/articleView.html?idxno=47559
뉴욕 셀럽과 패션피플들이 서로의 소장품을 자랑하며 이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입소문을 타고 있는 서비스가 있다. 바로 ‘소장품 자랑앱’ 엔비케이스(Envicase). 올 상반기 뉴욕 패션위크에서도 소개되어 화제를 모은 바 있지만 국내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사용자의 90%가 뉴요커들이다. 여전히 뉴욕에서도 이른 바 ‘아는 사람들만 아는’ 서비스이지만 패션과 서비스 스타트업의 허브인 뉴욕시티에서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소유욕,구매욕보다 과시욕이 더 강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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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vicase를 개발,서비스하고 있는 티드(TID)의 Ryan Jang (한국이름: 장문영) 대표는 약 15년간 국내와 국외를 오가며 소비재 유통과 마케팅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했다. 수 많은 성과가 있었을 법도 하지만 장 대표는 15년간 '유일하게 건진 성과’가 뽐내기 본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유통업계에 구매욕을 채울 수 있는 곳은 도처에 널려있지만 과시욕을 온전하게 채워주는 곳이 없다는 쇼핑분야 전문가 치고는 다소 이상한? 인사이트를 가졌다. 최근 10년간 전 세계 유통업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소셜네트워킹 서비스의 등장으로 베블렌 또는 속물형(Snob Effect) 자기과시 세태가 매우 강해졌지만, 장 대표는 더 나아가 속물취급 당하지 않고도 있는 그대로 멋있고 예쁘게 퍼스널 브랜딩을 하고 싶어하는 성취형(Achiever) 자기과시 욕구가 등장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을 포착한 것이다. 여행가서 특별한 물건을 건지거나 남자친구에게 생일선물로 받은 명품가방 혹은 본인이 열심히 일한 노력으로 구입한 자동차 자랑사진들이 왜 '암묵적 무시'를 당해야 하며, 어째서 그러한 사람들을 속물로 폄하할 수 밖에 없는 것인지에 대해 다소 엉뚱하지만 진지한 고민을 지속했다.
장 대표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 허영의 도시 뉴욕으로 대책없이 건너간다. 쇼퍼홀릭들의 성지인 타임스퀘어, 소호, 미트패킹 디스트릭트, 버그도프굿맨, 어퍼웨스트 지역 그리고 다리건너 브루클린까지 수백명의 쇼퍼들과 막무가내 길거리 인터뷰를 하하고, 쇼핑업체 Fab.com, Fancy.com 본사를 무작정 찾아가 CS 및 마케팅팀 매니저와 이 문제에 대해 게릴라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또한 일면식도 없던 패션스쿨 파슨스 교수를 설득한 끝에 멀쩡한 수업시간에 들어가 “쇼핑아이템 자랑하고 싶을 때 어디에 올려요?” 식의 뜬금없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는데, 그 때 사람들이 놀라우리만큼 공통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랑하고 싶을 때 어떤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하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블로그 등 을 언급할거라 생각했던 장 대표의 예측과는 달리 "몇 번 올려봤는데 좋아요도 많이 안눌러주고 왠지 속물취급 받는 것같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스킵당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것도 거의 대부분의 응답자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장 대표는 이 때 ‘소장품 자랑족’들이 멋지게 자랑하고 순수하게 부러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그들만의 One Place가 필요하다는 확신으로 유레카를 외친다.
이미 뉴욕의 소장품 자랑족들은 수 많은 블로그, 커뮤니티 그리고 인스타그램, 텀블러, 핀터레스트, We Heart it 같은 소셜미디어에 흩어져 활동은 하고 있지만 위에서 언급된 ‘속물’ 취급 분위기 외에도 갈수록 상업성이 짙어지는 컨텐츠들 그리고 여기저기서 퍼 온 주변의 잡다한 게시물 속에서 제대로 관심받지 못하며 활동욕구가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들에겐 새로운 Oasis가 필요했다. Envicase가 탄생한 이유다.
생필품 조차도 디자인을 생각하고 구입하는 요즘 세상에 가족, 친구 등 한정된 네트워크 외에는 순수하게 자랑하고 관심받을 곳이 왜 없단 말인가. “소셜 네크워크의 시초는 뽐내기 본능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의 구매행위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뽐내기 본능이 있다”라고 말한 심리학자 던바 교수의 얘기가Envicase가 추구하는 서비스모델에 타당성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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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서 생겨난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이른 바 PA(Public Answer) 문화. 한국에서는 이를 공답(공개답변)이라 부른다. 대부분 본인만 알고 싶은 마음에 자랑사진만 올리고 공답을 피하거나 쪽지나 비밀댓글 등으로 답변하는 행태 속에서 공답을 잘해주는 유저를 공답요정이라고도 한다. 해외에서는 제시카 알바와 킴 카다시안, 국내에서는 가수 티파니가 대표적이다. 패션피플로서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다. Envicase 유저들 대부분이 공답요정이다. Envicase에는 흔한 Like 버튼 대신 Envy 버튼이 있다. 누르면 숨겨져있던 쇼핑스토리가 곧바로 나타난다. 게시자는 부러움을 받은 대가로 정보를 선물하고, 구독자는 부러움을 주는 대가로 정보를 얻는다. 일종의 품앗이기도 하며 유유상종하는 문화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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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는 “사람들은 자신의 퍼스널 브랜드를 상승시키고 싶어한다. 이를 제대로 도와주는 퍼스널 브랜딩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Envicase는 결국 물건 뒤에 사람을 추구한다.”는 코어밸류를 강조한다.
엔비케이스(envicase)에는 이미 본인의 잡화, 의류, 기타 패션용품 등의 아이템부터 가젯, 자동차, 바이크, 도서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비재의 자랑사진과 득템스토리가 게시되고 있다. 뉴욕 패션피플들이 주로 사용하면서 파리, 밀라노 등의 유럽지역까지 구전되었고 출시 후 2개월만인 현재 전 세계 30개국의 패션피플들이 사용하며 One place의 등장에 환호하고 있다.
최근들어 한국 스타트업을 포함 각 국의 다양한 업종의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와 뉴욕에 앞 다퉈 진출하고 있지만 Next Big Thing의 잠재력을 들어내고 있는 곳은 흔치 않다. 장 대표는 "30개국 사용자들이 어떻게 알고 사용하기 시작했는지도 솔직히 신기하고, 서비스 완성도 면에서 아직 부끄러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당분간 무리한 확장보다 핵심사용자층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1차 플랫폼인 iOS 고도화와 1차 시장인 북미 집중할 계획이다.” 라고 말한다.
한편 실리콘밸리와 뉴욕 실리콘앨리에서는 모바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미어캣과 함께 엔비케이스가 소셜미디어의 시장에 제3의 물결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수 도 있다는 예상을 주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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